Toluca, Mexico

오늘날의 크리스마스 : 유행과 전통

Enrique Zamora

‘배고픔’은 살아있는 생물이 느끼는 아주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인간은 배고픔을 느끼면 이를 해소하고자 하죠. 하지만 너무나 다양해진 음식의 종류 중에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맛’들이 있고, 이 ‘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학습’이 필요한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운맛’을 처음 느끼는 사람들은 매운맛을 즐기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매운맛을 계속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서야 그 ‘맛’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담배와 술 또한 이러한 과정을 통해야 합니다.

영국에는 ‘크리켓’이라는 스포츠가 아주 유명한데, 다른 국가에서는 크게 관심 받지 못하며 ‘재미없는 운동’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인도에서도 이 스포츠를 즐기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TV가 없던 시절의 사람들은 부엌이나 거실에 앉아 몇 시간이고 직사각형의 작은 상자를 쳐다보고 있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음은 물론입니다.

이것들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 새 문화, 새 전통은 ‘흡수’되거나, ‘관습’이 되거나 ‘유행’을 통해 정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멕시코에서는 지난 수년 동안 많은 전통이 상업적 추세에 의해 잊혔습니다. 멕시코에서 중요한 전통 중 하나인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산타클로스’로 함축되고 있는 것이 한 예입니다.

수입된 산타클로스 문화가 영화, 뉴스 등의 방송 매체와 광고 매체 그리고 백화점과 같은 상업적 공간을 통해 꾸준히 주입되고 있습니다.

예수의 탄생일을 축하하는 전통은 아직 남아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크리스마스는 12월 25일에 선물을 나눠주는 ‘산타클로스’의 날로 변질하여가고 있습니다.

멕시코 정부는 ‘멕시코의 전통을 살리자’는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전통문화의 변질과 소멸을 막기 위해 직접적인 조처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정부가 내놓은 방안은 산타클로스가 아닌 동방박사가 산타클로스의 역할 (선물을 나눠주는 사람)을 대신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멕시코의 다른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똘루카에서도 크리스마스이브와 동방박사의 날은 아직 종교적인 전통으로 남아있습니다. 아직 천주교의 영향이 많이 남아있지만 오랜 전통과 새로운 전통이 한데 어울려 길거리와 광장 그리고 상점들을 수놓기까지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되었던 산타클로스를 비롯한 크리스마스트리와 같은 유럽의 문화가 멕시코 성탄절의 일부가 된 것입니다.

연말에 열리는 많은 축제 가운데서도 (중남미에서) 가장 대표적이며 종교와 인종을 불문하고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는 크리스마스이며, 이 때문에 똘루카를 비롯한 멕시코에서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은 온 가족이 함께 모여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기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