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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교류체험수기

2015 일본어권 언어문화연수 참가 후기

2015.09.30 관리자 1701

2015 일본어권 언어·문화연수 감상문

 

김명란(홈스테이 가정)

 

 

 더위가 약간 고개를 숙인 듯 새벽기운은 쌀쌀하기조차 하다.

여행을 한다는 설레임 때문인지 일찌감치 눈을 뜨고 함께 할 회원들을 만나기 위해 집에서 출발했다. 새벽 5시다. 회원 8명과 센터 직원 1명 모두 9명이 이번 일본어권 어어문화 연수에 참여했다. 다른 회원들은 유창하게 일본어를 배우고 있는 상황이고 나는 겨우 오하요우 고자이마스라는 인사말만 할 줄 아는 완전 초짜였다. 하지만 걱정은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한국어를 배우고 계신 일본 분들과 교류하기 때문에 오히려 내가 한국말을 열심히 해서 한국말을 더 잘 배우려는 일본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마쓰 공항을 통해 후쿠이시로 이동했다. 후쿠이시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일본 회원들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첫 만남을 가졌다. 한달에 한번 스카이프를 통해 만남을 가져서 그런지 다들 반가워하고 만남을 더없이 기쁘게 했다. 일본 회원들과 함께 에이헤이지라는 일본에서도 유명한 참선도량인 절을 견학하고 요코칸에서 일본 다도를 체험했다. 사실 나는 작년 1년 동안 일본다도에 대한 공부를 했었는데 그 때 배웠던 행다법을 직접 보고 체험 할 수 있었던 것이 너무 너무 기뻤다.

 

그리고 첫 번째 홈스테이 집으로 갔다. 아라카와 히로코씨는 한국말을 상당히 잘 하는 수준이었고 홈스테이를 함께 했던 김용교 언니 또한 일본어로 능숙하게 대화가 잘 이루어졌다. 나는 일본어로 대화하는 내용에 귀 기울이기를 집중했다. 그러다가 뜻을 대충 알 것 같은 단어 한 두 개만 나오면 퍼즐 맞추듯 대화를 이해했고 그 대화 속에 한국말로 끼어들기도 했다. 그러면 히로코씨가 한국말로 응대했다.

히로코씨는 집안 구석구석을 소개해 주었는데 삼십여 년 전, 결혼할 때 장만해온 기모노를 보여주었다. 10벌 정도 되었을까? 아주 소중하게 포장해서 간직하는 모습이 부럽고 아름답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다미방과 미닫이 문, 집안에 조상을 섬기는 별도의 방 그리고 욕실의 온도 시스템 등 우리네의 보통 가정에서 볼수 없는 새로운 문화를 엿 볼 수 있었다.

 

 둘째 날 히로코씨와 작별을 하고 두 번째 날 일정을 시작했다. 이치조다니아사쿠라씨 유적을 돌아보고 도진보로 갔다. 제주도에서 보았던 주상절리와 같은 곳이었다. 도진보에서 가나자와로 이동하여 21세기 미술관을 견학했다. 원형으로 지어진 미술관은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이 찾는 듯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발길들이 오고 갔다. 미술관에서 나와 근처에 있는 일본 3대 정원 중의 하나인 겐로쿠엔을 산책했다. 어디를 가든 보여지는 일본 사람들의 친절함, 깨끗함, 오랜 역사의 숨결이 드러나 보이는 곳이었다. 일정을 조금 서둘러 히가시차야라는 게이샤의 추억이라는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게이샤 요정 골목으로 갔다. 오래된 목조건물과 그 건물 안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찻집, 음식집, 상가 등이 겉에서는 조용하지만 안에서는 그 골목을 찾은 사람들이 차를 마시고 음식을 먹고 물건을 사는 등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내가 공방을 하면 활동하고 있는 수원 화성행궁 공방길을 아주 잠깐이지만 생각해보기도 했다. 가나자와 기차역에서 도시락을 하나씩 사서 신칸센을 타고 도야마로 갔다. 20분쯤 걸린 듯. 가나자와 기차역에 있는 먹거리 쇼핑타운은 마치 도시락 세상인 듯 다양한 도시락이 식욕을 자극했다. 호텔에 도착. 짐 푸는 것을 잠깐 뒤로 하고 몇몇 회원들과 함께 호텔 근처에 있는 호수가로 산책을 갔는데, 가는 도중 정말 갖고 싶은 그 무언가를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길이었다.

기차역 옆에서 시작된 그 길은 사람이 다니는 길, 인도였다. 그 옆에 자동차가 다니는 길이 왕복 4차선이 있었는데 내가 그 길을 갖고 싶었던 이유는 인도가 차도보다 더 넓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5차선은 될 듯한 넓이의 길이 가로수로만 되어 있는 그 냥 길이었다. 사람들이 아주아주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호숫가에서 여유있는 차 한 잔이 여행을 더욱 즐겁게 한다.

 

 세 번째 날은 아침 7시부터 시작했다. 도야마역에서 도야마 한국어학습자 모임을 이끌고 있는 한국어 선생님 일행을 만나 다테야마역으로 이동했다.

다테야마 알펜루트 중부산악국립공원을 탐방하기 위해서였다. 활화산인 이 산은 3천 미터가 넘는 높은 산으로 케이블카와 하이브리드버스만으로 관광객을 이동시키면서 자연 그대로를 보존하는데 노력하고 있음이 가슴으로 전해졌다. 쉽게 갈 수 있고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 그래서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 낸다는 것이 참으로 좋아 보였다.

 

정상에서 무로도를 산책했다. 날씨가 고르지 않아 산정상의 맑은 호수 물을 보지 못할 때가 많다고 했는데 우리가 간 날은 너무나 맑아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행운까지 있었다. 점심을 먹고 다시 도야마로 이동하여 엣추야쓰오로 이동했다.

온천여관이 세 번 째날 숙소였는데 도야마 한글사랑동아리 회원들이 그곳에 숙소와 식사를 마련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정말 반가운 사람들을 만났다. 작년 수원시국제교류센터를 통해 홈스테이 했던 일본인 노무코씨와 에이코씨를 다시 만난 것이다. 나도 모르게 그 두 분과 손을 잡고 기뻐하며 즐거워했다. 유카타로 갈아입고 저녁을 먹고 나서 오와라 춤을 연습했다. 왜냐하면 근처에 있는 마을 오와라가제노봉마을사람들의 축제 전야제에 함께 참여하기로 했기 때문인데 축제마을까지 갔긴 했는데 비가 오는 관계로 행사는 30분정도 더 기다리다가 비가 그치지 않아 취소되었다. 이런 아쉬움을 잠시 달래준다고 우리를 태운 셔틀버스 운전사는 등을 켜서 밝힌 동네를 한 바퀴 돌아준 후 온천으로 돌아왔다. 작은 배려인데도 참으로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모처럼 회원들과 온천에서 하루를 묵을 수 있었던 일본교류회원들도 마음이 들떴는지 밤이 지나가는 줄도 모르게 수다가 그치지를 않았다.

 

 넷째 날 8시 아침식사를 하고 구로베협곡으로 이동했다. 이곳에는 예전에 물자를 운반하던 철도를 개조하여 운행하는 도롯코 열차가 유명하다. 이 열차를 타고 협곡을 1시간 이상 달려갔다. 중간지역에서 내려 계곡으로 내려갔는데 넓게 흐르는 계곡 옆 한 켠에 뜨거운 온천이 솟고 있었다. 찬 계곡물과 뜨거운 온천물을 오가며 하는 족욕이 함께 했던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했다.

점심을 뷔페로 먹었는데 그것에서도 우리와 다른 일본사람들의 한 면을 볼 수 있었다. 보통 우리가 뷔페에 가면 접시가 원형으로 되어 있는데 그곳의 접시는 네모였고 그 안에 12개 정도의 정사각형의 작은 칸이 있었다. 음식을 골고루 섞이지 않게 담을 수 있었고 또 칸이 작아 많이 담을 수 없어 음식을 남기지 않을 수 있어서 또한 좋았다. 음식을 소중히 여기는 듯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점심을 먹고 YKK(지퍼회사)를 견학했다. 홍보관이 안내원이 없어도 너무나 쉽고 재미있게 다양한 회사의 규모나 활동 영역을 알 수 있도록 해 놓았다. YKK견학을 마치고 도야마로 돌아와 홈스테이 가정으로 분산되어 떠났다.

나는 작년 우리집에서 홈스테이 했던 노부코씨 집으로 갔는데 작년에 함께 했던 에이코씨도 함께 홈스테이를 해서 더욱 뜻깊은 만남을 가진 것 같다. 한국말을 모르는 노부코씨의 남편도 늦도록 함께 담소를 나누었는데 한국배우 배용준, 최지우, 안재욱을 너무나 좋아했고 그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웃음꽃이 피어났다. 작년에 맺었던 인연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오늘의 만남에 최선을 다해주는 두 분이 너무나 고마웠다. 한국어를 더 잘 하기 위해 한국 드라마만을 보고 한국 뉴스를 보고 자동차에는 한국어가 자동으로 나오도록 테이프를 틀어놓는 것을 보며 감동했다. ‘아주 간단하게라도 일본어로 나를 소개하는 말이라도 배우고 가야했는데...’라는 뒤늦은 후회도 했다. 7년 가까이 한국어를 배우는 것을 계속하고 있다는 68세의 에이코 씨. ‘한국어를 배우지 않았으면 무슨 재미로 살았을까?’하며 한국어 배우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는 그녀에게 진정한 우정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예요. 꼭 다시 만나요. 다음에 만날 때는 저도 약간의 일본어를 할 수 있도록 할게요. 정말 감사하고 고마워요.” 이별을 고하고 돌아섬을 아쉬워하는 듯 마지막 날 아침 비가 내렸다. 그리고 낮 123045일의 일본 문화연수의 마지막이 인천공항에 무사히 비행기가 착륙함으로 끝이 났다.

 

 그동안 다양한 시민단체를 통해 민간교류를 했었지만 이번 언어, 문화연수가 가장 뜻 깊고 짜임새 있는 교류였던 것 같다. 이런 한일간의 순수 민간 교류가 한국이나 일본을 보다 순수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시작부터 돌아올 때까지 애써준 수원시국제교류센터 인솔직원 김수해씨께도 고맙고 함께 했던 언니들, 동생들 아무 탈 없이 즐겁고 뜻 깊은 연수가 될 수 있도록 해 준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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