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 자료마당
  • > 해외통신원뉴스
  • > 통신원 소식

통신원 소식

[모로코 페즈] “사나사이다!” - 새해를 맞이하는 모로코페즈-

2016.01.22 관리자 2654

 

모로코 페즈

 

“사나사이다!” 

- 새해를 맞이하는 모로코페즈-

 

 

해외통신원 박한별

 

 

연말를 알리는 트리 장식들을 이곳 저곳에서 볼 수 있게 되면서, 이곳 모로코 페즈에서도 서구적 연말연시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전에는 좀처럼 찾기 어렵던 트리 장식들을 이제는 대부분의 현대식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유럽 문화의 영향으로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은 있지만, 아직은 적은 수의 사람들 만이 흥겨운 분위기에 참여하고 있다. 여느 나라처럼 모로코 젊은이들도 자신들 만의 연말 및 새해 파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연말의 들뜬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새해로 이어지는 휴일을 맞아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또 다른 파티를 준비하며 가족, 친구들과 정을 나누곤 한다. 역시 이곳은 춤과 파티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나라이다. 그러나 조용히 연말을 보내는 사람들에게도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은 모두 한가지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에서 손수 전통 쿠키를 만들어 가족과 친지를 맞을 준비를 한다. 달달한 민트차와 어울리는 모로코 전통 쿠키들은 종류도 다양하고 맛과 영양이 풍부한데, 견과류나 꿀 등을 섞어 만든 쿠키들은 손님 대접으로 부족함이 없는 상차림이 된다. 이럴 때면 부엌을 지휘하는 엄마들의 솜씨 자랑이 톡톡히 발휘되곤 한다.

 

새해 아침 거리는 휴일을 맞아 조용하다. 그러나 집 안에서는 손님 맞을 준비하는 주부들의 바쁜 손길을 따라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가 진동한다. 그리고 곧 거리는 다시 사람들로 활기를 띤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평소와는 다른 인사말을 나눈다. “사나 사이다!” 행복한 새해가 되라는 뜻의 인사로, 만나는 사람들마다 서로의 행복을 빌어 주는 말이다. 짧은 한마디 인사 말에 서로의 정을 나누고, 건강과 행복을 빌어 주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져 있다. 거리의 누구라도, 마주치는 사람에게 이 짧은 인사 한마디 나누는 일은 지나치지 않다. 더구나 이웃이나 친구를 만나면 가던 길을 멈추고 여러 덕담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대부분은 신의 보호와 은총을 구하는 덕담으로 그들의 이슬람 신앙심이 모든 대화 중에 배어 있다. 

 

 


 

 

소소한 가족 행사에서 함께 하기를 좋아하는 모로코 페즈 사람들은 이 날도 어김없이 가족들이 함께 하는 장소로 모이기 시작한다. 주로 부모님의 집에서 만나는 경우가 많지만, 가족들이 만나기 편한 장소에 다른 곳에서 모이기도 한다. 가족들이 모여 인사를 나눌 때에도 서로의 볼을 양편으로 마주 대며 신의 가호를 비는 여러가지 인사말을 전한다. 이 때 집안의 어른에게는 손 등에 입을 맞추고, 할아버지나 할머니는 자녀들을 축복하는 의미로 이마에 입을 맞춘다. 이들만의 이슬람 월력을 따른 별도의 신년을 더 크게 기념하는 관계로, 새해라고 해서 특별한 음식을 준비하지는 않지만, 가족 모두가 함께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모로코 전통 음식인 꾸스꾸스가 차려 지곤 한다. 새해 첫날 함께 나누는 음식 앞에서 큰 어른을 시작으로 감사의 문구와 서로의 건강을 비는 문구를 말한 뒤 즐거운 식사 시간이 시작된다. 가족이 둘러 앉아 한 접시 가득 차려진 꾸스꾸스 위로 숟가락이 여기저기 바쁘게 움직인다. 각자의 그릇을 따로 사용하지 않고 먹기 때문에 식구들은 커다란 접시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머리를 모으고 음식을 나누게 된다. 집안의 어른이 자녀나 손님들에게 손으로 고기를 떼어 주며 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오후가 되면 정성껏 준비한 쿠키를 맛보며 차를 마시는 시간이 되는데, 여자들이 달콤한 민트 차를 끓이는 동안 남자들은 편안한 자세로 소파에 기대어 TV시청과 함께 대화를 하며 다과를 기다린다. 많은 가정들은 쿠키를 넉넉하게 준비하여 이웃과 나누기도 하는데, 서로 빈 접시를 돌려 보내는 일은 없다. 함께 모인 가족들과 TV를 시청하며 여유있는 하루를 보내는 것이 이들의 새해 첫날의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모습이다. 늘 삶의 여유를 중요시 여기는 이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모습인 셈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남자들은 이 날도 하루 중 한 번 쯤은 다른 이들과 함께 이슬람 사원을 찾아가 기도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물론 이 첫 날의 기도는 더 간절할 것이다. 아버지의 신앙을 따라 코란을 외우고 기도하는 것을 배우는 자녀들은, 이 날도 아버지를 따라 무슬림으로 신을 의지하며 살아 가는 것을 배운다.

 

 


 

 

저녁이 되면 아이들은 재미삼아 거리로 나와 폭죽을 터뜨리고, 어른들은 동네 카페에서 가족 또는 친구들과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긴다. 집 근처 어디서든 찾아 볼 수 있는 크고 작은 카페는 새해 첫날 손님들을 위해 더 진하고 맛있는 커피를 준비해 놓는다. 초저녁부터 시작해서 9시까지 카페들은 발딛을 틈없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커피 한잔과 달콤한 빵을 곁들여 저녁 식사 전까지 티 타임을 가진다. 동네 이웃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사랑방처럼, 동네 카페에 모인 이웃들은 서로에게 ‘사나 사이다’를 나누며 서로를 축복하는 정을 나눈다. 이슬람 월력에 따른 이들만의 신년을 따로 지키지만, 여느 나라 사람들처럼 모로코 사람들도 새해 달력을 사고, 선물하는 일이 흔해지고 있다. 특별할 것은 없지만, 가족들끼리 그리고 친구들끼리 서로에게 신의 축복을 기원하며 새해 첫날을 함께 보내는 이들의 모습에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진정성이 느껴진다. 변화하는 모로코 페즈시는 새해 더 큰 변화를 꿈꾸며, 지금까지 달려 온 길을 돌아 보고 신께 감사하고, 서로를 겪려하는 모습으로 가득하다.

 

  • facebook
  • twitter